글...
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
무위도식 2014. 3. 11. 03:25
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
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

엄마는
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
엄마는
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
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

엄마는
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
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

엄마는
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

배부르다 생각 없다
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

엄마는
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
발 뒤꿈치 다 헤져
이불이 소리를 내도

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손톱이 깍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

엄마는
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
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 썩여도 전혀 끄떡없는

엄마는
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

돌아가신 외할머니 보고싶다
외할머니 보고싶다
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...

한밤중 자다 깨어
방구석에서 한없이
소리 죽여 울던
어머니를 본 후론

아!

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.
~ 심순덕 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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